〈당신과 함께한 순간들〉 리뷰: AI보다 기억에 관한 영화
2017년 영화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을 2026년에 보니, 죽은 이를 닮은 AI보다 남은 사람들이 기억을 다시 쓰는 방식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느낀 감상입니다.
2017년 영화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을 2026년에 보니, 죽은 이를 닮은 AI보다 남은 사람들이 기억을 다시 쓰는 방식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1990년대 초 친구 방에서 상·하편 비디오를 갈아 끼우며 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누들스의 폭력과 거부된 복수, 쓰레기차의 열린 결말, 모리코네의 음악을 다시 돌아본다.
어린 시절에는 지루했던 《지옥의 묵시록》이 대학에서 《Heart of Darkness》를 읽은 뒤 다르게 보였다. 강 위의 여정, 커츠의 마지막 말과 음악이 드러내는 전쟁의 광기를 돌아봤다.
1986년 초 을지로 명보극장의 큰 객석에서 모차르트 음악을 몸으로 들었다. 살리에리의 경탄과 질투, 병실의 〈Requiem〉이 베를리오즈 음반까지 이어진 오래된 감상 경로다.
자정이 지난 신촌 LP바 비틀즈의 큰 음악과 맥주잔에서 출발한 《화이트 앨범》 감상. 네 멤버가 한 밴드 안에서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지던 1968년의 더블 앨범을 다시 들었다.
고등학생 때 사촌형의 방에서 처음 들은 전인권·허성욱의 《1979~1987 추억 들국화》를 다시 들었다. 〈사랑한 후에〉와 〈머리에 꽃을〉, 미사리 라이브카페의 밤이 한 음반 안에서 이어진다.
90년대 대학로 MTV에서 본 〈Another Brick in the Wall〉의 강렬한 이미지에서 시작해 Pink Floyd의 록 오페라 《The Wall》과 Roger Waters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90년대 초 청계천 음반 가게에서 구한 백판으로 New Trolls의 《Concerto Grosso No. 1》을 처음 들었다. Adagio (Shadows)의 쓸쓸함과 지미 헨드릭스에게 바친 곡의 맥락을 되짚었다.
Jennifer Warnes의 《Famous Blue Raincoat》에서 Leonard Cohen의 노래가 다른 목소리로 살아나는 순간을 들었다. 〈First We Take Manhattan〉과 편지처럼 흐르는 표제곡이 중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