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남고, 그들은 하나둘 떠나간다: 2020년대에 세상을 떠난 내 시대의 음악인들
에디 반 헤일런, 사카모토 류이치, 티나 터너, 브라이언 윌슨, 오지 오스본까지. 2020년대의 부고를 지나며 그들의 음악과 함께 나이 든 내 시간을 기록했다.
개인적으로 음악을 듣고 느낀 감상에 관한 글입니다.
에디 반 헤일런, 사카모토 류이치, 티나 터너, 브라이언 윌슨, 오지 오스본까지. 2020년대의 부고를 지나며 그들의 음악과 함께 나이 든 내 시간을 기록했다.
스무 살 무렵 대학로 레코드가게에서 고른 《비오는 날 수채화》 카세트테이프. 비가 오면 강인원·권인하·김현식의 목소리와 김현식의 부고 뒤 마음이 함께 돌아온다.
토요일 수업 뒤 TV로 보던 〈머나먼 정글〉의 기억에서 출발해 롤링 스톤스의 〈Paint It Black〉, 시타르 도입부와 미국판 《Aftermath》의 첫 곡이라는 맥락을 돌아봤다.
YES24에서 산 《Chet Baker Sings》를 거실에서 커피와 함께 들었다. 낮은 보컬과 트럼펫, 영화 《Born to Be Blue》의 앞니 장면, 마지막 곡 Look for the Silver Lining이 겹쳐 남는다.
고등학생 때 친구의 《Live Killers》 테이프로 처음 만난 퀸은 압도적인 세계였다. 대학 시절 모은 초기 음반과 〈Bohemian Rhapsody〉 금지곡의 기억 속에서 이 앨범을 다시 들었다.
1986년 초 을지로 명보극장의 큰 객석에서 모차르트 음악을 몸으로 들었다. 살리에리의 경탄과 질투, 병실의 〈Requiem〉이 베를리오즈 음반까지 이어진 오래된 감상 경로다.
자정이 지난 신촌 LP바 비틀즈의 큰 음악과 맥주잔에서 출발한 《화이트 앨범》 감상. 네 멤버가 한 밴드 안에서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지던 1968년의 더블 앨범을 다시 들었다.
고등학생 때 사촌형의 방에서 처음 들은 전인권·허성욱의 《1979~1987 추억 들국화》를 다시 들었다. 〈사랑한 후에〉와 〈머리에 꽃을〉, 미사리 라이브카페의 밤이 한 음반 안에서 이어진다.
90년대 대학로 MTV에서 본 〈Another Brick in the Wall〉의 강렬한 이미지에서 시작해 Pink Floyd의 록 오페라 《The Wall》과 Roger Waters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90년대 초 청계천 음반 가게에서 구한 백판으로 New Trolls의 《Concerto Grosso No. 1》을 처음 들었다. Adagio (Shadows)의 쓸쓸함과 지미 헨드릭스에게 바친 곡의 맥락을 되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