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을 보면 걷기나 달리기, 헬스를 꾸준히 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꾸준히 한다고 말할 만한 운동이 없다. 운동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있었지만 대부분 생각으로 끝났다.
어제 계단 오르기와 건강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평소 계단을 이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39% 낮았다는 내용이었다. 제목을 보고 곧바로 우리 집 엘리베이터가 떠올랐다.
우리 집은 아파트 3층이다. 높다고 하기도 어려운데 거의 항상 엘리베이터를 탔다. 3층부터 승강기 공용전기료를 부담하니 이런 생각도 있었다.
‘전기료까지 내는데 타야지.’
한 달에 약 6천 원을 내는 만큼 열심히 이용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 것 같았다. 기사를 읽고 나니 그 계산이 조금 우스워졌다. 편의를 위해 돈을 내면서 바로 옆의 가장 간단한 운동 기회를 계속 포기하고 있었다.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39%라는 숫자
2026년 8월 《American Journal of Cardiovascular Drugs》에 공개된 연구는 계단 오르기와 심혈관 건강의 관계를 살핀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이다. 연구진은 PubMed와 Embase에서 찾은 1,873건 가운데 기준에 맞는 9개 연구, 총 48만479명의 자료를 종합했다.
사망률 분석에는 5개 연구와 45만5,619명의 자료가 포함됐다. 계단을 이용한 사람의 심혈관질환 사망 상대위험도는 0.61이었다. 계단을 이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위험이 39% 낮게 나타났다는 뜻이다. 전체 사망 위험도는 24% 낮았다(RR 0.76).
숫자가 크다고 해서 “계단만 오르면 사망 위험이 정확히 39% 줄어든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 포함된 자료에는 관찰연구가 들어 있다. 원래 건강하고 활동적인 사람이 계단도 자주 이용했을 가능성을 떼어내기 어렵다. 이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인과관계의 확정이 아니라 계단 이용과 더 나은 건강 결과 사이의 연관성이다.
그래도 내게는 충분히 눈에 들어오는 결과였다. 별도의 장비나 회원권 없이 집과 직장에서 반복할 수 있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의 결론도 일터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상 활동의 가치를 강조한다.
하루 6층, 우리 집에서는 세 번이면 된다
관련 보도에는 분석에 포함된 UK Biobank 연구에서 하루 약 6개 층까지 건강상 이점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설명도 있었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최적 운동량으로 확정된 숫자는 아니다. 적절한 횟수와 강도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3층까지 두 번 올라가면 6개 층이라고 생각했다. 다시 세어 보니 1층에서 3층까지 오르는 높이는 2개 층이다. 하루 6개 층을 채우려면 세 번 올라가야 한다. 출퇴근을 포함해서 수시로 들락날락하니 하루 6개 층을 채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무조건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겠다는 규칙은 세우지 않는다. 무거운 짐이 있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는 엘리베이터가 필요하다. 혼자이고 특별한 짐이 없을 때 3층까지 걸어 올라가는 정도로 시작한다.
운동 계획을 크게 잡으면 준비부터 부담스럽다. 운동복을 챙기고 헬스장이나 공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귀찮음과 시간 부족이 끼어든다. 계단은 이미 내 동선 안에 있다. 지금의 나에게는 이 정도가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이다.
연금계좌와 함께 몸도 저축한다
나이가 들면서 노후를 자주 생각한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은 얼마나 받을지, 금융자산은 얼마나 모였는지, 은퇴 후 생활비는 얼마나 필요할지 계산한다. 모두 필요한 준비다.
그 돈으로 누릴 생활은 몸이 움직여야 가능하다. 시간이 생겨도 걷기 어렵다면 여행과 취미의 범위가 줄어든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찾아가고 새로운 곳을 구경하는 평범한 일도 두 다리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나는 노후 자산에 관해서는 이것저것 생각하면서도 건강을 위해 매일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지 못했다. 계단 기사가 오래 기억에 남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창한 운동 계획보다 오늘 반복할 수 있는 행동 하나를 골라야 했다.
승강기 전기료는 편의를 위해 낸다. 그렇다고 매번 이용해 본전을 찾을 필요는 없다. 계단은 건강을 위해 이용하면 된다.
통장과 연금계좌에 돈을 조금씩 쌓듯 몸도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늙어서도 내 두 다리로 걷고 계단을 오를 수 있도록 지금부터 조금씩 저축하려 한다.
오늘은 일단 3층부터다.
참고한 자료
- Paddock et al., Evaluating the Impact of Stair Climbing on Cardiovascular Risk Reduct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American Journal of Cardiovascular Drugs, 2026.
- MedicalXpress, “Taking the stairs could cut risk of early death.”
- 연합뉴스, “평소 계단 오르는 사람,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39% 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