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슈 워커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읽은 것은 2021년 2월이었다. 당시 나는 수면 부족과 좋지 않은 수면의 질로 꽤 고생하고 있었다. 밤에 일찍 잠들어도 중간에 수차례 깨어 쉽사리 다시 잠에 들지 못했고, 숙면을 하지 못한 날에는 낮에도 피곤함이 쉽게 몰려왔다.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이 몸에 좋지 않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수면 부족이 우리 몸과 마음에 얼마나 넓고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래서 이 글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리뷰이면서, 5년이 지난 지금 다시 나의 수면 습관을 돌아보는 기록이기도 하다.
책 정보
- 제목: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부제: 수면과 꿈의 과학
- 저자: 매슈 워커
- 옮긴이: 이한음
- 출판사: 사람의집
- 출간일: 2019년 2월 25일
- 분량: 512쪽
- ISBN: 9788932919584

잠은 남는 시간에 하는 일이 아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우리가 왜 잠을 자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잠은 하루를 마무리하며 남는 시간에 하는 일이 아니라, 인간의 몸과 뇌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회복의 시간이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저자 매슈 워커는 수면 부족이 학습 능력, 기억력, 감정 조절, 면역력, 대사 기능, 심혈관 건강, 정신 건강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수면 부족은 단순한 피로의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흔히 “조금 덜 자면 좀 피곤하겠지”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책에서는 수면이 부족할 때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며, 장기적으로는 건강에도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잠을 줄여서 시간을 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다음 날의 컨디션과 판단력, 더 나아가 건강을 미리 끌어다 쓰는 것에 가까웠다.
조금 강하게 느껴져도, 메시지는 분명하다
물론 이 책의 표현 중에는 다소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수면 부족과 여러 질병의 관계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독자에 따라 조금 과장처럼 받아들일 수도 있다. 어떤 질병이든 원인은 복합적이기 때문에, 모든 문제를 수면 부족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던지는 큰 메시지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수면을 건강의 부차적인 요소가 아니라 삶의 기본 토대로 봐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운동이나 식사에는 비교적 쉽게 관심을 기울이지만, 잠은 바쁠 때 가장 먼저 줄여도 되는 시간처럼 취급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잠이 무너지면 하루의 집중력과 감정, 회복력까지 함께 흔들린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잠을 “많이 자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회복하는 것”으로 보게 된다. 잠은 게으름의 표시가 아니라, 다음 날의 나를 준비하는 가장 기본적인 자기 관리다.
건강한 수면을 위한 조언들
책의 뒷부분에서는 건강한 수면을 위한 방법도 소개한다. 일정한 수면시간표를 지키고, 너무 늦은 시간에 운동하지 않으며, 카페인과 니코틴을 피하고, 잠들기 전 술을 마시지 말고, 밤에는 과식을 피하라는 조언들이다.
또한 오후 늦게 낮잠을 자지 말고, 잠자리에 들기 전 긴장을 풀고, 침실은 어둡고 서늘하게 유지하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전자기기는 침실에서 멀리 두라고 말한다.
읽을 당시에는 이런 조언들이 너무 당연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아보니, 문제는 몰라서 못 한 것이 아니었다. 알고도 실천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책에서 소개한 건강한 수면을 위한 12가지 비결 중 내가 지금 꾸준히 지키고 있는 것은 네 가지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여전히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보고, 일정한 수면 리듬을 지키지 못하는 날이 많다. 피곤한 날일수록 오히려 늦게까지 깨어 있거나, 술을 마신 뒤 잠든 것을 숙면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특히 술에 대한 설명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오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수면을 조각내고 깊은 잠을 방해한다. 잠이 들었다는 느낌과 몸이 회복되었다는 사실은 다르다.
읽고 난 뒤 남은 생각
이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단순한 건강서가 아니다. 5년이 지난 지금 다시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책을 읽을 때는 잠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생각했지만, 생활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결국 수면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였다.
수면의 중요성을 아는 것과 실제로 잘 자기 위해 생활을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거창한 결심보다 작은 것부터 바꿔보려 한다. 우선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침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두는 것을 실천해볼 생각이다. 늦은 시간의 카페인과 술도 줄여야 한다.
돌아보면 나는 이 책을 읽고도 5년 동안 충분히 달라지지 못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잠을 줄여 시간을 버는 줄 알았지만, 어쩌면 그동안 나는 잠을 줄이며 삶의 질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마무리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는 잠을 많이 자라는 단순한 권고의 책이 아니다. 잠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게 만드는 책이다. 잠은 게으름의 상징도 아니고, 여유 있는 사람만 누릴 수 있는 사치도 아니다. 잠은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자기 관리다.
이제는 잠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에서, 잠을 실제로 지키는 사람으로 바뀌어보고 싶다. 오늘 하루를 잘 사는 것만큼이나, 오늘 밤을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
이 책이 내게 남긴 말은 결국 단순하다.
잘 살고 싶다면, 먼저 잘 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