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담배를 끊으라는 말은 익숙하다. 그런데 뉴스를 끊으라는 말은 낯설다. 처음 『뉴스 다이어트』라는 제목을 봤을 때도 그 점이 먼저 걸렸다. 뉴스는 세상을 알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모르면 뒤처지고, 안 보면 무심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질문이 조금 달라진다. 정말 내가 매일 보는 뉴스가 내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있는가. 혹은 단지 불안과 자극을 습관처럼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뉴스 다이어트』 리뷰를 쓰며 가장 오래 남은 생각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뉴스는 정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 시간과 집중력을 가장 쉽게 빼앗는 소비재일 수 있다.

책 정보
- 제목: 뉴스 다이어트
- 부제: 뉴스 중독의 시대, 올바른 뉴스 소비법
- 저자: 롤프 도벨리
- 옮긴이: 장윤경
- 출판사: 갤리온
- 출간일: 2020년 1월 15일
- 쪽수: 288쪽
- ISBN: 9788901239149
뉴스는 정말 내 삶에 필요한가
저자 롤프 도벨리는 2010년부터 뉴스를 끊었다고 한다. 일간지, 라디오, 온라인 뉴스에서 벗어난 뒤 삶의 질이 높아졌고, 신경과민은 줄었으며, 사고가 더 명료해졌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다소 과격한 주장처럼 들린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 주장은 단순한 금욕이 아니라 정보 소비 방식에 대한 재검토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에도 수만 개의 뉴스가 쏟아진다. 그중 실제로 내 몸과 마음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결정, 내 인생의 중요한 선택, 장기적인 판단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뉴스는 많지 않다. 정말 중요한 뉴스라면 내가 직접 포털 첫 화면을 새로고침하지 않아도 결국 누군가를 통해 알게 된다. 반대로 대부분의 뉴스는 너무 빠르게 지나가고, 너무 자극적이며, 너무 짧다.
뉴스는 세상을 깊이 이해하게 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경우 사건을 단순하고 쉬운 방식으로 해석하게 만든다. 분석처럼 포장되어 있어도 실제로는 일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이 날카롭게 짚는 부분은 바로 여기에 있다. 뉴스는 지식을 쌓아주는 도구가 아니라, 내가 뭔가를 알고 있다는 착각을 만드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짧은 정보가 긴 사고를 밀어낸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뉴스가 뇌를 훈련시키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였다. 뉴스는 짧고 강한 자극을 계속 제공한다. 우리는 제목을 훑고, 몇 문장을 읽고, 곧바로 다음 기사로 넘어간다. 이런 방식에 익숙해지면 긴 글을 읽고 깊이 생각하는 힘은 자연스럽게 약해진다.
뉴스에는 반쪽짜리 진실, 극단적인 의견, 홍보성 메시지, 광고가 섞여 있다. 또한 확증 편향을 강화한다. 내가 이미 믿고 싶은 방향의 기사와 해석만 반복해서 접하면, 세상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좁게 보게 된다. 게다가 뉴스의 대부분은 내 통제 밖에 있다. 매일 수많은 사건과 사고를 접하지만 실제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그 결과 남는 감정은 각성보다 무기력에 가깝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목이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스마트폰을 열 때마다 무심코 포털 뉴스 탭을 눌렀다. 특별히 궁금한 뉴스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잠깐 시간이 비었고, 손가락이 익숙한 경로를 따라갔을 뿐이다. 그렇게 몇 분씩 흩어진 시간이 모이면 꽤 큰 덩어리가 된다. 미국인이 하루 평균 58분에서 96분 정도 뉴스를 소비한다는 조사도 책에 나온다. 하루 한 시간 반이면 1년으로 보면 한 달 가까운 시간이 뉴스에 쓰이는 셈이다.
뉴스를 끊는다는 것은 세상을 외면하는 일이 아니다
『뉴스 다이어트』가 말하는 뉴스 끊기는 세상과 단절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덜 중요한 자극을 줄이자는 제안에 가깝다. 저자는 뉴스앱을 지우고, 뉴스레터 구독을 중단하고, 브라우저 첫 화면과 즐겨찾기에서 뉴스 사이트를 제거하라고 말한다. 자신은 인터넷 초기 화면을 위키피디아로 바꾸었다고 한다.
한 번에 끊기 어렵다면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시간에만 주간지를 읽는 방식으로 줄여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뉴스 소비를 자동반응이 아니라 의식적인 선택으로 바꾸는 일이다. 남는 시간은 책, 장문의 칼럼, 온라인 강좌, 사색에 쓸 수 있다. 실제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원천은 대부분 짧은 뉴스가 아니라 긴 호흡의 콘텐츠에서 나온다. 음악, 영화, 책, 깊이 있는 글,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이 사람을 더 넓게 만든다.
이 부분을 읽고 나서 나도 작은 실험을 했다. 포털의 뉴스 탭을 잘 보이지 않게 바꾸고, 스마트폰에서 습관적으로 뉴스가 노출되는 경로를 줄였다. 완전히 뉴스를 끊은 것은 아니다. 뉴닉 같은 뉴스 구독 서비스는 여전히 받아 보고 있고, 업무와 관련된 구글 알리미도 사용한다. 다만 수시로 스마트폰을 열어 쓸데없는 뉴스 서핑으로 빠져드는 횟수는 확실히 줄었다. 그것만으로도 머릿속이 조금 가벼워진 느낌이 있었다.
읽고 난 뒤 남은 생각
이 책의 핵심은 뉴스 자체가 악하다는 말이 아니다. 문제는 뉴스가 너무 쉽고, 너무 자주, 너무 자극적으로 우리 앞에 놓인다는 점이다. 우리는 중요해서 뉴스를 보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 있으니까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사건의 크기를 판단하는 감각도 무뎌진다. 정말 중요한 일과 그저 시끄러운 일을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뉴스와 거리를 두면 자신의 지식에 대해 더 겸손해진다는 저자의 말도 기억에 남는다. 뉴스를 많이 본다고 세상을 깊이 아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적게 보고 오래 생각할 때 분별력이 생긴다. 빠르게 반응하는 사람보다 천천히 판단하는 사람이 더 단단할 수 있다.
내게 『뉴스 다이어트』는 뉴스 소비를 끊으라는 명령보다 생활의 기본값을 바꿔 보라는 제안으로 읽혔다. 스마트폰 첫 화면, 브라우저 초기 화면, 알림 설정, 구독 목록 같은 작은 환경을 바꾸면 의외로 많은 시간이 돌아온다. 그리고 그 시간은 다시 책을 읽고, 생각하고, 내 삶에 실제로 필요한 일에 집중하는 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
마무리
『뉴스 다이어트』는 오늘날의 뉴스 소비 습관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뉴스를 완전히 끊지 않더라도, 적어도 내가 왜 뉴스를 보는지, 보고 난 뒤 무엇이 남는지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을 열 때마다 무심코 뉴스 탭으로 손이 가는 사람, 세상 소식은 많이 아는데 정작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특히 의미 있는 책이다.
나 역시 앞으로 뉴스를 조금 더 다이어트할 생각이다.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은 자극에 내 시간을 계속 내어주지 않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