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를 며칠 써보니 답변 성능보다 맥락이 끊길 때 드는 비용이 먼저 보였다. 이전에 알려준 작업 방식과 파일 구조를 다시 설명해야 했고, 노트북을 닫으면 작업도 멈췄다.
헤르메스 에이전트를 쓰며 내 작업 방식을 기억하고 반복 업무를 줄이는 시스템이 왜 필요한지 확인했다.
기억·스킬·예약 작업이 묶일 때
헤르메스 에이전트는 단순한 채팅형 AI가 아니라, 장기 기억과 스킬, 예약 작업, 외부 메시징을 묶어 하나의 업무 시스템처럼 쓰는 오픈소스 에이전트다.
핵심은 세 가지다.
- 첫째, 대화와 작업 기록을 필요할 때 다시 찾아 쓸 수 있다.
- 둘째, 반복해서 성공한 절차를 스킬로 저장해 다음 작업에 재사용한다.
- 셋째, 로컬 PC를 넘어 서버나 메시징 환경과 연결해 24시간 작업 흐름을 만들 수 있다.
즉, 매번 새로 지시해야 하는 AI가 아니라 조금씩 업무 방식이 축적되는 AI에 가깝다.
헤르메스 에이전트가 다른 점
기존 AI 도구를 사용할 때 가장 불편한 점은 맥락이 끊기는 순간이다. 어제 설명한 프로젝트 구조, 내가 선호하는 글쓰기 방식, 자주 쓰는 명령어를 다시 설명하다 보면 결국 사람이 AI의 기억장치 역할을 하게 된다.
헤르메스 에이전트는 이 문제를 메모리 구조로 풀려고 한다. 현재 대화의 흐름은 세션 안에서 유지하고, 오래된 대화나 작업 기록은 검색 가능한 형태로 남긴다. 여기에 사용자 성향과 반복 절차까지 분리해서 관리한다. 쉽게 말하면, 지금 당장 필요한 기억과 나중에 찾아볼 기억을 구분해 쓰는 방식이다.
실제로 써보면 이 차이가 꽤 크다. 단순히 “전에 말한 것 기억해?” 수준이 아니라, 특정 작업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다시 불러와 다음 작업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블로그 글 발행, Obsidian 정리, WordPress 업로드처럼 반복되는 흐름에서는 특히 효과가 크다.
스킬은 실패를 줄이는 작업 레시피다
헤르메스 에이전트에서 가장 흥미로운 개념은 스킬이다. 스킬은 특정 작업을 잘 처리하기 위한 절차서에 가깝다. 예를 들어 “Obsidian 독서 노트를 WordPress 글로 바꾸기” 같은 작업을 한 번 정리해두면, 다음에는 같은 기준으로 처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AI 에이전트의 생산성을 크게 바꾸는 지점이라고 본다. 사람도 일을 잘하게 되는 과정은 비슷하다. 처음에는 실수하고, 다음에는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반복하면서 자기만의 요령이 생긴다. 헤르메스의 스킬 구조는 이 과정을 문서화해서 AI가 다시 읽고 활용하게 만든다.
물론 이것이 모든 일을 자동으로 해결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반복 작업에서 “매번 처음부터 설명하는 비용”을 줄여준다. 이 차이는 하루 이틀보다 몇 주, 몇 달 쌓였을 때 더 크게 느껴진다.
24시간 일하는 AI 시스템으로 확장하기
헤르메스 에이전트의 또 다른 강점은 실행 환경을 넓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로컬 컴퓨터에서만 쓰는 도구라면 사용자가 자리를 비우는 순간 흐름이 끊긴다. 반면 서버나 별도 환경에서 상시 실행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관심 분야 뉴스를 정리해서 Telegram으로 보내게 할 수 있다. 특정 웹사이트 변화를 감시하거나, 블로그 소재를 모으거나, 정해진 시간에 리포트를 만들게 할 수도 있다. 이런 작업은 한 번 설정해두면 사람이 매번 챙기지 않아도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복적인 수집, 정리, 초안 작성 같은 일을 AI에 맡기고 사람은 판단과 방향 설정에 집중하는 구조다.
Obsidian과 WordPress 작업에도 잘 맞는다
제가 보기에는 헤르메스 에이전트는 Obsidian을 쓰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다. Obsidian은 지식을 쌓는 도구이고, WordPress는 그 지식을 외부에 공개하는 채널이다. 그런데 두 도구 사이에는 늘 손작업이 생긴다. 원문 저장, 글 다듬기, 태그 정리, SEO 설명 작성, 발행 확인 같은 일이다.
헤르메스는 이런 흐름을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만들 수 있다. 원문은 그대로 보존하고, 블로그용 글은 따로 작성하며, WordPress에 올린 뒤에는 다시 Obsidian YAML에 post ID와 URL을 남긴다. 이렇게 하면 Obsidian이 단순 메모장이 아니라 블로그 운영의 기준 데이터베이스가 된다.
실제로 써보면 이 방식은 글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아이디어는 흩어지지 않고, 발행 이력은 남고, 다음 글을 만들 때 이전 작업 방식을 다시 활용할 수 있다.
작은 반복 업무 하나부터 시작하기
헤르메스 에이전트를 제대로 쓰려면 처음부터 거창한 자동화를 만들 필요는 없다. 작은 반복 업무 하나를 정해 시작하는 편이 좋다.
예를 들면 이런 작업이 적당하다.
- NotebookLM 요약을 Obsidian 원문 폴더에 저장하기
- 원문을 블로그 문체로 다시 쓰기
- WordPress에 글을 올리고 URL을 기록하기
- 매일 아침 관심 뉴스 요약 받기
- 자주 쓰는 보고서 형식을 스킬로 저장하기
이런 작은 흐름이 쌓이면 나중에는 하나의 개인 업무 시스템이 된다. 핵심은 AI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절차를 명확히 정의하고 조금씩 자동화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헤르메스 에이전트의 가치는 일하는 방식을 축적하는 데 있다고 본다. 좋은 모델을 써도 같은 설명을 반복하면 실제 생산성은 크게 늘지 않는다.
모델이 내 작업 방식, 파일 구조, 발행 절차와 검증 기준을 알고 있으면 반복 업무에서 훨씬 편하다. 답변 하나의 품질과 함께 일의 맥락을 오래 유지하는 능력을 보게 됐다.
헤르메스 에이전트는 그 방향을 꽤 분명하게 보여준다. AI를 채팅창 안의 도구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고 실행하고 기록하는 작업 파트너로 보는 관점이다.
내 경우에는 원문 보존, 블로그용 편집, WordPress 발행 확인, Obsidian 기록을 하나의 절차로 묶는 것부터 시작했다.
처음부터 복잡한 자동화를 만들기보다 반복 작업 하나를 스킬로 남겨 다시 쓰는 편이 낫다. 내가 다시 설명하는 횟수가 실제로 줄어드는지가 다음 자동화를 정하는 기준이다.